한국 드라마의 살아있는 역사, ‘김종학’ 감독,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외주 드라마제작 시장 개선을 위해 제언합니다. |
故 ‘김종학’ 감독의 명복을 빕니다.
‘김종학’ 감독은 한국 드라마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자존심이었습니다. ‘김종학’ 감독은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큰 별 중에 한 명이었기에 그를 떠나 보내야하는 마음은 너무나 비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움 심경을 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 드라마의 큰 별을 잃었다는 슬픔을 잠시 추스르고, 왜 대한민국 최고의 연출가였던 ‘김종학’ 감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그 고민은 한국 외주 드라마제작 시장의 자정되지 않은 환경, 제작 요소들 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상생의지 부족 그리고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수직적 갑을 관계에 있으며 이런 부분들이 개선이 되어야 한국 외주 드라마제작 시장이 건전해질 수 있으며 이것이 故 ‘김종학’ 감독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첫째, 한국 외주 드라마제작 시장 자정을 위해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신고제를 등록제로 개정해 줄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 드립니다.
2012년 기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신고 된 독립제작사는 896개이며 이 중 드라마제작사는 156개가 있습니다. 그러나 2012년 한 해 동안 드라마를 제작했던 외주 제작사는 총 34개 회사입니다. 이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드라마제작사들이 난립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문제는 1년에 한 편도 제작하지 못하는 나머지 122개 제작사들의 대부분은 제작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제작사일 가능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이들 제작사는 방송사의 편성을 받기 위해 드라마제작 시장을 교란시키면서까지 고액의 출연료와 고액의 작가료를 지급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협찬고지를 통한 광고영업이 잘 되고 시청률이 잘 나와 높은 가격에 해외 판매가 된다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겠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발생한다면 상대적 약자인 연기자들의 출연료와 스태프 인건비가 미지급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제작 역량이 부족하여 문제를 발생시키는 드라마제작사들이 더 이상 난립하지 않게 하며, 일정 자격 조건을 갖춘 제작사만 드라마 제작업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독립제작사 신고제를 드라마제작사에 한해 등록제로 개정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기존에 등록된 제작사라고 할지라도 출연료 미지급 등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을 때 제재할 수 있는 ‘패널티 제도’도 함께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드라마 제작 요소들 간의 상생을 위해 출연자와 작가들이 고액 출연료, 고액 작가료 요구를 자제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일부 고액의 출연료와 작가료를 받는 출연자와 작가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기대만큼 당연한 대가를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너무나 어려운 외주 드라마제작 시장 환경을 고려하여 시장 가격을 상회하는 고액의 출연료와 작가료 요구를 스스로 자제하여 제작사와 출연자, 작가 그리고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제작요소들이 상생할 수 있는 드라마 제작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셋째, 방송사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수직적 갑을 관계를 벗어나 외주 드라마제작사에 합리적인 제작비를 산정하여 지급해 줄 것을 요청 드립니다.
방송사는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미래 가치인 협찬고지를 통한 광고영업과 해외 판매에 대한 수익 배분을 미리 계산하여 제외하고 외주 드라마제작사에게 제작비를 지급하고 있으며, 모든 권리를 방송사에 귀속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제작비 산정기준과 권리 분배는 제작 역량이 뛰어난 제작사들도 정상적인 수익구조를 발생시키기 힘들며, 제작 역량이 부족한 제작사들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출연료나 스태프 인건비 미지급 등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이에 우리는 방송사가 합리적인 제작비 산정기준에 근거하여 외주 드라마제작사에 제작비를 지급해줄 것을 요청 드리며 공정한 드라마제작 시장구조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故 ‘김종학’ 감독을 가슴으로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한국 외주 드라마제작 시장이 건전하게 개선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사단법인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